일년, 한달, 일초라도 같이 하지 않는다면
성 바울로가 1세기 예루살렘에서 보편교회를 설립한 이래, 그리스도교는 하나의 통합된 종교를 이루려고 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가 각지로 전파되면서, 지역의 관습과 양식에 따라 조금씩 변용됐고,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문화, 교파, 철학이 발생하게 됐다. 이러한 분화는 교회의 분열을 가지고 오게 됐으며, 결국 1054년에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분리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그리스도교는 탄생 이후 3세기 동안 로마제국에 의해 박해받았으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공인함으로써 제국의 종교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때 3개의 대교구가 존재했는데 베드로와 바울로가 순교했던 로마교구와 알렉산드리아 교구, 안티오크 교구가 바로 그것이다. 이중 로마 교구의 주교는 스스로 베드로의 후계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은 실질적 변화는 거의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 저자인 고병권은 이 책을 통해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이 시민과 사회의 인식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평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물음표를 그릴 수밖에 없다. 이 운동은 단기적이고, 산발적이며, 기생적인 형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곳에서 진행된 민주주의의 형태는 현재의 대의 민주주의의 이상향으로 꼽히기도 한다. 저자가 이 운동에 대해 수많은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테네의 직접 민주주의 방식을 이 운동을 통해 상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멋진 신세계를 꿈 꿀만 하다. 하지만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노예제를 기반에 둔 착취적이고 기생적인 체제였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참여를 배제함..
유대교는 성문화된 종교였다. 따라서 이를 해석해내는 문제는 유대교에게 매우 중요했다. 이 때문에 성문 그대로의 신앙과 이를 해석해내는 이성의 대립이 존재했다.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은 유대인 필론은 그리스 철학에 기초해 유대교의 교의를 상징적으로 풀어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두 문화적 기반인 유대교와 그리스 문화를 일치시키려 한 것이다. 그는 신을 파타고라스가 설명했듯 다양성의 기초인 일자로 해석해냈으며, 플라톤이 바랬던 것처럼 인간의 궁극적 목적을 실재시계, 즉 신의 실체에 다가가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그리스 문화와 유대교의 결합은 신플라톤주의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연구 등 그리스도교 철학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의 한 분파로 시작했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의 교..
유일신 사상은 이전의 종교와 비교했을 때 혁명적이고, 철학적으로 위력적이다. 바로 보편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소와 사람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됨을 의미한다. 서양세계의 세 주요 종교인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이러한 힘을 추동력으로 삼아 발전했다. 하지만 보편성을 띈 강력한 종교인 유일신교도 약점을 가지고 있다. 왜 자신의 창조물을 사랑하는 전지전능한 유일신이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을 보호하지 않는가라는 문제이다. 만약 인도와 같이 파괴신과 창조신 등 역할을 나눠가진 신들이 존재하는 다신교 신앙이었다면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불행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유일신을 상정한 종교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 종교가 채택하고 있는 성서가 정녕 신의 말씀이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