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3 ELP 난장국문3.0 (6)
일년, 한달, 일초라도 같이 하지 않는다면
성 바울로가 1세기 예루살렘에서 보편교회를 설립한 이래, 그리스도교는 하나의 통합된 종교를 이루려고 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가 각지로 전파되면서, 지역의 관습과 양식에 따라 조금씩 변용됐고,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문화, 교파, 철학이 발생하게 됐다. 이러한 분화는 교회의 분열을 가지고 오게 됐으며, 결국 1054년에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분리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그리스도교는 탄생 이후 3세기 동안 로마제국에 의해 박해받았으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공인함으로써 제국의 종교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때 3개의 대교구가 존재했는데 베드로와 바울로가 순교했던 로마교구와 알렉산드리아 교구, 안티오크 교구가 바로 그것이다. 이중 로마 교구의 주교는 스스로 베드로의 후계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
유대교는 성문화된 종교였다. 따라서 이를 해석해내는 문제는 유대교에게 매우 중요했다. 이 때문에 성문 그대로의 신앙과 이를 해석해내는 이성의 대립이 존재했다.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은 유대인 필론은 그리스 철학에 기초해 유대교의 교의를 상징적으로 풀어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두 문화적 기반인 유대교와 그리스 문화를 일치시키려 한 것이다. 그는 신을 파타고라스가 설명했듯 다양성의 기초인 일자로 해석해냈으며, 플라톤이 바랬던 것처럼 인간의 궁극적 목적을 실재시계, 즉 신의 실체에 다가가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그리스 문화와 유대교의 결합은 신플라톤주의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연구 등 그리스도교 철학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의 한 분파로 시작했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의 교..
유일신 사상은 이전의 종교와 비교했을 때 혁명적이고, 철학적으로 위력적이다. 바로 보편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소와 사람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됨을 의미한다. 서양세계의 세 주요 종교인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이러한 힘을 추동력으로 삼아 발전했다. 하지만 보편성을 띈 강력한 종교인 유일신교도 약점을 가지고 있다. 왜 자신의 창조물을 사랑하는 전지전능한 유일신이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을 보호하지 않는가라는 문제이다. 만약 인도와 같이 파괴신과 창조신 등 역할을 나눠가진 신들이 존재하는 다신교 신앙이었다면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불행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유일신을 상정한 종교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 종교가 채택하고 있는 성서가 정녕 신의 말씀이라면 ..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은 여러 학파 간에 경쟁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이 시기를 지배했던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는 좀 더 물질적인 세계 개념을 위해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을 모두 거부했다. 그들에게 우주론은 일차적 관심사가 아니었다. 대신 그들은 윤리학의 문제에 몰두했다. 그들에게 철학은 세계의 원리를 밝히는 것이라기보다는 좋은 삶에 대한 추구로 이해됐다. 헬레니즘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주의와 보편주의였다. 알렉산드로스의 정복 이후 그리스와 중동의 철학자들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로 모여들었으며, 이들은 다양한 형이상학들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철학은 로마인들의 사고에 영향을 주었고, 중세 신학으로 출현하게 됐다.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철학의 두 갈래는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였..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스승의 사상을 보존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철학 체계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플라톤의 초기 대화들은 윤리와 선한 인간이 되는 것과 덕의 정의에 관한 것으로, 소크라테스의 견해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이를 미화시키고 있다. 이 점을 보았을 때 초기 저작들은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이론을 수용하고, 소크라테스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식과 우주론적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후기의 대화들은 플라톤 자신의 것이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인 피타고라스와 헤라클레토스, 파르메니데스의 의견을 통합해 자신만의 형상론을 만들어냈다. 이 이론은 두 개의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 하나의 세계는 변화하고 비항구적인 일상..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이 세계를 더 이상 신과 신화에 의지해 세상을 설명하지 않게 된 것은 당시 그리스의 사회적 변화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당시 그리스는 부유한 영주와 농민들로 이루어진 토지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 속에서 장인, 상인, 기술자와 같은 새로운 계급이 탄생함에 따라 기술혁신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고, 신의 징벌로만 이해됐던 질병을 하나의 기술인 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됨으로써 더 이상 신에게만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힘으로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 또한 당시 그리스가 처해있던 혼란스러웠던 사회상과 이로 인해 발생되는 모순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상을 본질적으로 이해하고자하는 철학자들의 열정에 불을 붙였다. 우주를 물이라는 기본 원소로 설명하고자 했던 탈..